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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근교 여행

목포 여행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가볼만한곳(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Maritime Cultural Heritage in Mokpo)

반가워요! 닥터유달리 인사드립니다.
봄은 온데간데 없이 훌쩍 가버리고 햇빛이 더 강해진 걸 보니 금방이라도 여름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문가들이 올해는 유달리 더울 거라고 하던데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그래도 목포는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서인지 광주보다 바람이 부는 편이라 집에 있어도 통풍이 잘 됩니다. 목포에서의 첫 여름나기가 순조로웠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코로나 사태 때문에 갈 수 없었던 곳이 다시 개관을 했다고 해서 목포의 가볼만한 곳을 들러보았습니다.

#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시립이 아니라 국립이다

여기는 해양유물전시관이고요. 박물관입니다. 해양유물이라는 이름 때문에 뭔가 옛날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사용한 도구나 집기류를 전시해 놓은 곳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는 좀 더 특별한 테마가 있습니다.

 

# 침몰한 보물선이 복원된 독특한 곳

끝나지 않은 항해, 끝나지 않은 꿈

목포의 앞바다 쪽에서 침몰해버린 고대 무역 상선이었던 신안 보물선을 끌어올려 복원해서 전시해놓은 곳입니다. 제법 규모가 상당한데요. 국립이라서 그런지 콘텐츠의 질이 꽤 높았습니다.
무엇보다 들어가서 둘러보고 나오면 이 정도면 입장료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요.
목포 국립 해양유물전시관은 입장료가 없어서 놀랐습니다.

특별 전시관에는 상설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 해양유물전시관을 들어가면 보물선 말고도 과거에 한국이 다른 민족들과 어떻게 무역을 했고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는 비슷한 테마의 특별전시관도 주기적으로 열립니다.

이번에는 베트남 옥에오 문화를 주제로 특별전시관이 개관을 했네요. 2020년 6월 2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시관은 조금 있다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본관을 간략하게 둘러봐요.

# 상상력을 발휘할 시간

왠지 물고기를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해상교류라는 말에 학창 시절에 역사수업이나 국사 수업에서 배웠던 실크로드나 해상무역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책가방을 애물단지라고 생각한 저에게는 그 이상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비디오 게임이 떠오르더라고요.
바로 “대항해시대”입니다. 중세시대에 지중해를 배경으로 출발해서 유럽과 아프리카 신대륙, 그리고 아시아까지 진출하여 무역과 탐험을 하는 인기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도자기, 유물, 특산품 등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무역해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배도 사고 선원들을 관리하는 데 사용했죠. 누구나 해상 무역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전시관

도자기로 유명한 한국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해상 무역왕의 꿈을 기억하면서 박물관을 둘러봅니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에서 전시의 목적을 정하는 부분에는 방문하는 사람들의 기호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전시관 처음 부분에 도자기, 토기 등으로 전시해 둔 것은 아마 외국인도 고려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 청자나 도자기는 너무나 친숙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생소하지요. 아주 오랜 옛날부터 한국에서 아름다운 도자기류가 생산되었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놀라워한답니다.

온통 그릇이다

와이프는 그릇들을 보며 ‘이거 너무 예쁘다, 집에 하나 놔두고 싶어요!’ 하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그렇겠네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처럼 역시 여성 분들은 그릇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릇 천지의 전시관을 지나면 분위기가 180도 전환이 됩니다.

# 본격 시간여행자의 시간

바다 속에 잠겨있던 역사를 그대로 전시하였다

 두 번째 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기니 묘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몇 백 년 동안 바닷속에 잠겨있던 배를 전시해놓은 것입니다. 여기는 3척의 배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1척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목포 근교나 완도에서 건져 올린 배라고 하네요.

부식되어 일부분이 없어진 배의 모양을 구조물로 형성해놓았다
바다 속에 오랫동안 잠겨있던 목재임에도 제법 보존이 잘 되어있다

바닷물의 염분이나 플랑크톤이 나무를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배의 형태가 이렇게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해양의 특성상 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속에서 뻘이 배를 덮어 부식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전시실에는 이 배들이 싣고 있던 물품들도 함께 전시가 되었는데요.

고려시대 해남에서 수출하려 했던 청자 그릇들 천지
사람의 손으로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수 있었다는게 놀랍다

무려 11-12세기 경의 것으로 알려진 이 청자들은 보존이 정말 잘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의 도자기 생산 기술력이 1000년이 넘는 기간 전부터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 주네요. 지금 집에다 하나 둬도 매우 고급질 것 같아요.

연대표가 잘 정리되어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교역로를 통해 한국은 고대부터 여러 나라들과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21세기인 오늘날에는 한류 열풍 즉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시대가 되었네요.
이제 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해봅니다.

# 전시관 중 가장 규모가 큰 신안선

신안선 활동한 시대의 물품이 전시되어 있다
갖고싶은 책상과 장식장, 옛 것은 훌륭하다

신안선 전시관을 보기 앞서 아마도 동시대 것의 물품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전시품을 보았기에 여기는 조금 빠르게 지나가도록 합니다.

신안선의 실제 모형 홀로그램(?)

홀로그램과 함께 웅장한 신안선의 모습이 나옵니다. 목포 국립 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가장 큰 위용을 자랑합니다. 2층 높이의 큰 홀 가운데 덩그러니 배가 한 척 놓여있는 광경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크다
신안선 선체의 실제 모습을 가늠할 수 있도록 구조물을 덧대어 놓았다

뭔지 모를 가슴 뭉클함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거대한 고래를 만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서 잠시 동안 신안선을 바라보게 됩니다. 중국에서 건조한 신안선은 무려 100명이 넘는 선원들이 승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상당히 큰 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신안선이 어떻게 침몰하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영상이 전시실의 스크린에서 상영을 해줍니다. 폭풍 후를 만나 침몰하게 되었다는 내용인데요. 실제 그러했는지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신안선 모형

 신안선의 당시의 모습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프라모델도 있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양입니다. 게임이 생각나네요.

신안선에서 발굴된 화물들 - 온통 예쁜 그릇이다

신안선은 교역을 하는 배였기에 수많은 그릇들이 선적되어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된 그릇이라고 하네요. 아무 흠집 없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신기하긴 하더라고요. 수 백 년이 넘는 기간이 흘렀음에도 그릇의 디자인이나 크기가 현대에 비교했을 때 전혀 뒤처지지 않는 그릇들입니다. 한 동안 세간에 신안 바다에 보물선이 있다는 소문에 많은 도굴꾼들이 찾아갔다고 하지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역사적인 자료를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시간을 여행할 수 없지만 역사는 당시의 상황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풍습이 어떠했을지 알려주니 말입니다.
이제 바깥으로 나가봅니다.

# 중간 로비의 모습

바깥쪽에는 체험해볼 수 있는 배가 있다
옛날 선박이 전시되어 있다.

밖으로 나오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요. 또 다른 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습니다. 또 바다로 갈 수 있는 실외 구역도 있는데요. 시간대 별로 전시관 직원 분이 안내를 해주신다고 하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바깥으로 나가는 길은 닫혀있었습니다. 이번엔 특별 전시관으로 향해봅니다. 특별 전시관 말고도 2개의 전시관과 어린이를 위한 체험관도 있었는데요. 어린이 체험관도 코로나의 여파로 아직 개방을 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게다가 함께 동행한 조카가 걷는 걸 힘들어해서 특별관만 가보기로 했습니다.

# 해양유물전시관의 특별 전시회

고대 해상 교역의 중심지 베트남 옥에오

베트남 옥에오 문화를 주제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동남아시아의 고대 문물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한문화재연구원에서 함께 발굴에 참여하였기에 국내에서 이와 같은 특별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네요. 한국이 작은 영토를 가졌지만 세계에 다양한 영향을 주는 힘이 있는 국가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 베트남 옥에오 문화 국제교류전

베트남 남부는 아시아 해상 교역 중심지 중 하나였다

고대의 교역 상인들은 해상 교역로를 따라 인도를 거처 동남아로 그리고 한국을 경유했다고 합니다. 나침반도 없고 레이더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그 먼 거리를 동력도 없는 배를 타고 이동했을까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에 한국이 외국의 문물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면 과연 현대의 한국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생각해봅니다.

한국 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는 전시품
독특한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의 것이 품질이 높아보인다
비즈 공예의 원조격인 유리 공예로 만든 목걸이 같아 보인다

특별 전시는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볼 수 없는 베트남의 문물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특별한 기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서쪽으로부터 시작된 다양한 문화가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서 중국과 한국에 오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목포에 오셨는데 시간이 남는다 생각이 드시면 국립 해양유물전시관에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합니다.
그냥 박물관이 아니라 바닷속의 것을 끄집어낸 독특한 발굴의 현장과 유물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국립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의 위치

 

다음엔 어떤 포스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번 포스팅을 여기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